웬만하면 알 것 같다고 생각하는 아주 간사한 버릇이다. 작업 방식이 나름 효율적인 방식으로 만들어지고 굳어지며 관성으로 작업하게 되고 이 과정에서 무료함이 생기니 무엇을 보아도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알 것 같고, 뻔하다고 느끼는 느낌 때문에 내 작업에도 흥미가 쉽게 붙지 않는다.
그러나 하나의 작업을 만들기 위해서도 그렇고, 인생 전체를 놓고 보아도 그림을 그리는 일은 매일매일 점을 하나씩 그려 선을 만들고 선을 하나씩 그려 모아 면을 만드는 일 같다는 생각을 자주한다.
손에 기술을 익히는 일은 그 성장이 빠르게 보이지 않는다. 아무 생각 없이 끊임없이 하다가 시간이 흘러 뒤돌아보면 저만치 성장한 것을 뒤늦게 알 수 있는 느린 성장을 기반으로 한 아주 긴 호흡의 일인 셈이다. 기술이라는 것은 생각보다 습득하기 어렵고 오늘 잘 익혀도 내일이면 잊어버릴 수 있기에 매일매일 아주 조금씩 어제의 습득을 반복하고 깨우치고 다시 돌아가며 느리게 전진할 수밖에 없다. 누군가 말한 인생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