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것이 일이 되면 더 괴롭다. 건빵 봉지 속 별사탕처럼 괴로움 속에 즐거움이 있기 때문이다. 이상한 오기가 생겨 자꾸 목이 말라도 건빵을 먹듯이 괴로운 일 속으로 파고 들어간다. 좋아하고 잘하는 것을 업으로 삼아 살고 있지만 전혀 다른 분야로 업을 삼았다면 내가 그림을 계속 그렸을까 하는 생각이 종종 든다. 사실 가끔은 그림을 가운데 두고 가격 협상을 하는 것이 괴롭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리는 사람도 나이고, 파는 사람도 나이기 때문에 세련되게 협상을 하면 나 자신이 너무 장사꾼처럼 느껴지고 작업에 비해 돈을 제대로 받지 않으면 억울해져서 잠이 안 오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내 이름을 걸고 무언가를 만들기 때문에 제대로 하고 싶은 욕심은 언제나 있다.
어릴 때 엄마와 장을 보러 가면 엄마 특유의 구매 방식이 있어서 신기하다고 생각했다. 시장에 다 비슷한 품목을 놓고 파는 가게가 많아도 나름의 기준으로 오래 거래할 가게를 찾고 다른 곳은 여지도 주지 않고 한 곳에서만 구매를 하기 때문이다. 이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