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서 그린 그림들에 어떤 평가가 붙을지 처음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을 때는 전혀 예측하지 못했다. 물론 그게 3살 즈음이어서 그랬을 수도 있겠다. 미술대학에서 동양화를 전공한 엄마는 자잘한 육아 스트레스와 유아교육을 모두 창작 행위로 해소했다. 엄마 혼자서는 아빠가 쓰던 인두기를 가져와 돌아다니는 나무판에 그림을 그렸고, 동생과 나의 한글 교육을 모두 그림으로 하기도 했다. 쌀에 물감을 풀어 촉감놀이를 하고 외갓집에 가면 할머니 할아버지는 만두를 만든다는 핑계로 거실에 큰 상을 펴고 밀가루로 작은 인형을 만들어주셨다. 생각해 보면 아주 작고 사소한 순간에도 항상 창작 행위가 함께했다. 사촌과 나는 옥상으로 올라가는 흰 벽을 매직펜으로 낙서하는데 시간을 보냈고 지난 달력의 뒷면을 뜯어 그림을 그리기 바빴다. 90년대만 해도 지금처럼 자극적인 놀이가 딱히 없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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