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슷한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의 탄생과 죽음에 좀 더 깊게 이입이 되어서 그렇다고 생각하기도 하지만 누군가의 시작과 전성기를 보고 엄청난 도파민이 나오는 것을 느끼다가 이내 그가 죽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은 곧 내 죽음도 받아들여야 하는 일이라서 그런 듯하다.
인간으로 산 지 30년이 넘었고, 돈을 버는 창작자로 산 지 12년이 되었지만 여전히 아직 시작하는 단계라는 것을 실감한다. 수많은 전기 영화를 보아도 그렇고 전시를 보아도 그렇지만 보통 작가의 전성기가 주로 40대부터 시작했기 때문인 것 같다. 30대에도 체력의 한계를 느끼기 시작하는데 40대부터 전성기가 온다니….. 물론 길게 보고 계획을 하면 좋겠지만, 몇몇 인간이 100세를 산다고 해서 내 인생도 100세 언저리에 끝날 것이라는 확신을 어떻게 할 수 있을까.
그림 작업에 점점 대단한 의미 부여를 해오다가 최근에는 그림 그리는 행위 자체에 대한 회의감이 들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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