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이언트에게 제일 많이 하는 말이다. 해보지 않으면 내가 잘하는지 못하는지 알 수 없다. 그림을 그리는 행위야말로 하는 행위가 중요하다. 선을 그어봐야 다음에는 어떤 선을 그을 수 있는지 예측할 수 있다. 상상만 해서는 그림이 늘지 않는다. 이 논리는 비단 그림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운동, 악기, 춤을 포함한 인간의 모든 행위는 해보아야 알 수 있고 해야지 늘 수 있다. 재능이라는 추상적인 관념에 갇혀서 시작하기도 전에 자신의 재능을 가늠하느라 시도조차 하지 못하는 것이 가장 억울한 일이다. 그림을 꽤 오랜 그린 나도 아직 못 해본 작업 방식이 많고 의뢰인에게 할 수 있다 없다를 분명하게 말할 수 없는 것이 이 때문이다.
최근에 트위터에서 무언가를 새로 시작할 때 잘 하지 못하는 자신을 견디는 것이 어렵다는 글을 본 적이 있다. 아주 어릴 때 무언가를 시작한 사람들은 사실 미숙함이 곧 어린이라는 사회적 편견 안에서 보호 받기 때문에 어리니까 당연히 못하지!를 등에 업고 되레 더 편하게 실수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