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과 살면서 온전히 내 시간을 위해 작은방에 딸린 베란다에 책상을 놓고 여름에는 더위와 사투를 벌이고 겨울에는 추위에 떨던 중학생 시절을 지나 고등학생부터는 동생과 중간 방과 작은방을 두고 더 좋은 방을 차지하기 위해 하루가 멀다 하고 싸웠다.
어릴 때부터 그림을 그렸던 나는 동생보다 짐이 더 많았고 늘 더 큰 방을 원했다. 하지만 일반적인 서울의 아파트 구조는 애매해서 침대와 책상만 놓아도 더 이상의 다른 구조를 모색할 수가 없었다. 더 나은 방법을 찾아가며 중간 방과 작은방을 번갈아 쓰던 동생과 나는 그렇게 20대가 되었다.
20대 초반까지는 괜찮았다. 학원이며 대학교며 밖에 나가는 일이 많았고 방에 있는 시간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내 방이 있어야 한다는 집착이 좀 덜했던 시기였다. 문제는 20대 중반에 생겼다. 회사도 관두고 학교도 졸업한 나는 무엇을 하고 살아야 하지 싶은 막연한 두려움과 이제는 정말로 작업을 해서 작업이 돈이 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야 할 시기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