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엄마 엄경분씨는 내가 그림을 좋아하도록 만든 사람이기 때문이다. 물론 강제성은 없었다. 그저 나를 낳은 시점에 당신이 활용할 수 있는 최대치의 재능이 미술이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경분 씨는 28살에 나를 낳았다. 대학을 졸업하고 미술 학원에서 일도 해보고, 대학생 연합으로 크로키 모임도 만들고 전시도 하고 동창과 미술 학원을 운영하기도 했다. 그러나 취업은 잘 안되었다. 80년대 후반 미대를 졸업한 학생이 갈 수 있는 직군을 모두 도전했지만 어찌 된 영문인지 경분 씨에겐 취업문이 좁았다. 또래 친구들이 보통 20대 초반과 중반쯤에는 결혼을 가는 것을 보니 독립을 갈망했던 경분 씨는 자기 좋다는 남자는 다 시시하다며 마다하고 현재의 나의 부친과 도피성 결혼을 한다.
나는 엄마의 결혼을 반대하지는 않지만 지지하지도 않는다. 이미 엎질러진 물이라 반대하려면 나는 엄마 친구로 태어났어야 했다. 그러면 도시락 싸고 말렸을 것이다. 지금의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엄마의 결혼 생활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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