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씩 나아지는 나를 보는 게 인생의 목적이었던 시절에서 꽤 멀어진 지금의 나는, 이제 스스로가 작가인지 자영업자인지 혹은 어디에 더 가까운 사람인지 셈하느라 그림을 순수하게 사랑했던 마음을 잊어버렸다. 돈을 두고 흥정을 해야 하는지 그림을 두고 가치를 따져야 하는지 혼자 자문자답하다가 질문도 답도 잊어버린 사람이 되었다. 물론 누군가 볼 때는 좋아하는 일로 돈도 버는 일석이조의 삶을 사는 것처럼 보여, 좋아하는 것을 업으로 삼는 자의 행복한 비명이라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10년 차 프리랜서의 삶을 맞은 지금은 그냥 그 어떤 것도 ‘일’이 되면 가장 괴로운 ‘일’이 된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행복한 행위에 가늠할 수 있는 다른 형태의 가치가 붙으면 행위 자체의 가치가 한정된다. 아이러니하지 않은가 가치가 붙는 순간부터 다른 의미의 가치가 없어진다는 것이다. 가장 큰 가치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지만 그런 마음가짐으로는 먹고 살 수가 없다. 그렇다면 나의 그림을 어느 정도 가치있게 봐주는 이에게 내가